프로젝트 좋아하는 일 찾기/1_과거 탐험편

11.허접하지만 게임을 만들어 본 적이 있다[게임 제작 프로젝트]_좋아하는 일 찾기

마리프 2021. 12. 20. 21:34

 군대에 가기 전의 일입니다. 당시 ‘아오오니’라는 게임을 즐겼습니다. 아오오니(青鬼)란 일본의 요괴인데, ‘아오’라는 말은 일본어로 파랗다는 뜻의 青い(아오이)에서 왔고, 오니라는 말은 일본어로 요괴라는 뜻의 단어 鬼(오니)에서 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게임상에서도 온몸이 새파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이 어떤 저택에 갇히게 되고, 이 아오오니로부터 살아남아야 하는 게임입니다. 저는 이 게임이 정말 재미있어서, 게임의 배경을 제가 다니고 있던 대학교로 바꾸어서 아오오니 같은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게임 내 아오오니의 모습.


 게임을 만들어 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게임 만드는 법에 대해서 하나하나 찾아서 공부해나갔습니다. 아예 0부터 만드는 것은 능력밖이었기 때문에, 이미 상용화되어있는 게임 제작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기로 했고, RPG쯔쿠루 라는 소프트웨어를 선택했습니다. 애초에 아오오니가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게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재미있었습니다. 맵을 최대한 실제모습과 똑같이 만들고 싶어서 수업 있을 때 학교 가서 구석구석 구조물들을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복잡한 부분은 사진을 찍어와서 사진을 보며 비슷하게 만드려고 노력했습니다. 캐릭터나 요괴 그래픽을 고르는 시간도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딱 마음에 드는 이미지가 없었기 때문에 사실은 능력만 있다면 제가 직접 그리고 싶었습니다… 효과음을 찾아다니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특정 조건에서 요괴가 나타나게끔 이벤트 설정을 해야 했는데, 여러 개의 이벤트가 엮이다 보면, 어딘가에서 버그가 일어나서 그 이벤트가 일어나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일어나서 게임 진행이 되지 않거나 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몇 번이고 시뮬레이션해보면서 어디가 잘못됐는지 하나하나 확인해나가는 작업도 많이 했습니다. 
 시간이 충분했으면 더 구체적으로 만들 수 있었는데 곧 군대를 가야했기 때문에(또 군대…) 전체적인 퀄리티라든지 버그 잡기 라든지가 끝나지 않은 상태로 억지로 엔딩까지 만들었습니다. 나중에 플레이를 부탁했던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역시 버그가 발생해, 특정 이벤트가 반복되어 게임 진행이 안됬다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완성도를 올릴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과정 자체가 즐거웠고 어쨌든 세상에 제 영혼을 갈아만든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